[대전시민뉴스 정혜현 기자] 최근 베이커리 소비문화는 맛을 넘어 재료와 제조 과정, 브랜드의 개성까지 함께 살펴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제과점도 제품 개발과 운영 방식에서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본지는 오븐브라더스를 운영하는 대표를 만나 제품 개발 과정과 매장 운영의 현실, 소비문화 변화, 그리고 예비 창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먼저 대표님 소개와 제과 분야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들려주세요.

A. 안녕하세요. 대전에서 오븐브라더스를 운영하고 있는 정은진입니다. 저는 제과와 제빵을 모두 공부했고, 르 꼬르동 블루 서울 캠퍼스에서 관련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이후 프랑스를 오가며 에꼴 벨루에 꽁세(EBC) 등에서 구움과자와 초콜릿, 천연발효, 카라멜 등을 배우며 제과 기술을 익혀왔습니다. 창업을 결심한 것은 단순히 빵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디저트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식 구움과자는 화려한 장식보다 재료와 제조 기술의 차이가 결과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지역 식재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도 관심이 있었습니다. 

Q. 최근 대전의 베이커리 소비문화는 어떻게 달라졌으며, 새로운 메뉴는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나요?

A. 예전에는 맛 자체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어떤 배경을 담고 있는지까지 함께 살펴보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SNS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쉽게 접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경험하려는 수요도 많아졌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대전을 찾은 방문객들이 여러 매장을 함께 둘러보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메뉴를 준비할 때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가장 먼저 여러 차례 시제품을 만들어 봅니다. 맛과 식감뿐 아니라 보관성과 원재료 수급, 작업 효율까지 함께 점검합니다. 이후 직원들과 함께 시식을 진행하며 의견을 나누고 실제 판매가 가능한 수준인지 다시 검토합니다. 아무리 만족도가 높더라도 작업 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출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Q. 가격을 정하거나 유행을 반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A. 버터와 초콜릿처럼 수입 비중이 높은 재료는 환율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원가 변동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렇다고 비용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가격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용하는 분들의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저 제조 과정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부터 검토합니다. 재료비뿐 아니라 인건비와 임대료, 포장 비용, 폐기율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최종 금액을 결정합니다. 유행은 참고하지만 그대로 따라가지는 않습니다. 잠시 관심을 받는 메뉴보다 오랫동안 꾸준히 찾는 품목인지,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Q. 직접 매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A. 처음에는 맛있는 디저트를 만드는 일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매장을 유지하는 과정이 훨씬 어렵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재고와 폐기 관리, 직원들과의 소통, 시설 점검, 위생 관리 등 하루 동안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습니다. 좋은 레시피를 갖추는 것만으로는 오래 이어가기 어렵고, 경영과 조직 관리에 대한 이해도 함께 필요하다는 점을 현장에서 배웠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과 기술뿐 아니라 사람을 관리하고 전체적인 흐름을 조율하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실감하고 있습니다.

Q. '빵의 도시'라는 대전의 이미지가 지역 베이커리 문화와 개별 브랜드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보시나요?

A.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전을 찾은 관광객들이 유명한 빵집뿐 아니라 주변 디저트 매장까지 함께 둘러보는 경우가 예전보다 늘어난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일부 유명 업체에만 관심이 집중되기보다 다양한 로컬 매장도 함께 소개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지역 식재료를 활용하거나 각자의 개성을 담은 공간들이 알려진다면 도시 전체의 베이커리 문화도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협업 행사나 지역 축제와 연계한 프로그램이 확대된다면 방문객들에게도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고, 소규모 업체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Q. 제과 분야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A. 기술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경영을 준비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원가를 계산하는 방법과 자금 관리, 고객 응대, 직원과의 소통 등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함께 배워야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또 개업 이후에는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운영자금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준비하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충분한 현장 경험을 쌓은 뒤 자신만의 기준과 방향을 세우는 것이 오래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전시 자료에 따르면 한국전쟁 이후 밀가루 보급과 함께 형성된 지역 제과 문화는 대표 브랜드의 성장과 이른바 '빵지순례' 문화가 더해지며 오늘날 '빵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정 대표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유명세보다 꾸준한 품질과 차별화된 제품이 지역 제과점의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뿐 아니라 경영과 원가 관리, 충분한 현장 경험을 함께 갖추는 것이 오래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